Arcus 수수료 0원 꿀팁, 진짜 0원일까? 1,695번 체결해보고 알게 된 것

트위터를 보다가 이런 글을 봤다.
"Arcus에서 수수료 0원으로 거래하는 법. DM이 너무 많이 와서 영상으로 만들었다."
보자마자 좀 웃겼다. 그거 나도 해봤다. 그것도 사람 손이 아니라 봇으로, 48시간 동안 1,695번.
먼저 밝혀두면 나도 순수한 마음은 아니었다. Arcus 포인트 좀 모아보려고 만든 봇이었다.
트윗 말은 맞다
Arcus는 무기한 선물 거래소다. 주문은 두 종류다. 지금 걸려 있는 호가를 바로 먹는 주문(테이커), 그리고 호가창에 내 주문을 걸어두고 누가 와서 먹어주길 기다리는 주문(메이커).
여기는 메이커 수수료가 0이다. 그러니까 사고 싶으면 현재가보다 살짝 아래에, 팔고 싶으면 살짝 위에 지정가를 걸면 된다. 체결되면 0원. 들어갈 때도 0원, 나올 때도 0원.
내 기록으로도 맞는 말이다.
48시간 돌려본 결과
봇 구조는 단순하다. 시장 좌판에 "이 가격에 삽니다", "이 가격에 팝니다" 쪽지를 현재가 위아래로 붙여두고, 1분마다 떼서 새 가격으로 다시 붙이는 식이다. 종목은 HOOD(로빈후드 주식) 선물. 사고팔고를 계속 반복해서 거래량을 쌓는 게 목적이었다.
켜자마자 사고가 났다. 1분 만에 가격이 쭉 빠지면서 사는 쪽지만 줄줄이 체결됐고, 내가 정해둔 한도 60달러를 넘어 75달러어치를 들고 있었다. 한 바퀴에 한 번만 확인하니까 그 사이에 쪽지 세 장이 한꺼번에 먹힌 거다. 부랴부랴 고쳤다.
그러고 자려고 보니 맥북 전원이 안 꽂혀 있었다. 배터리 35%. 계산해보니 새벽 6시 반쯤 꺼질 예정이었다. 꺼지면 봇은 멈추는데 거래소에 걸어둔 주문은 그대로 남는다. 아무도 안 보는 주문이 밤새 체결되는 거다. 결국 배터리 25% 밑으로 내려가면 주문을 전부 걷는 기능까지 넣고 잤다.
그렇게 48시간 돌린 결과다.
| 돌린 시간 | 48시간 (9/27 밤 ~ 9/29 밤) |
| 체결 | 1,695건 (그중 메이커 1,694건) |
| 거래량 | 약 $25,363 |
| 낸 수수료 | $0.01 |
| 손익 | -$6.80 |
수수료는 진짜 거의 0이었다. 근데 손익이 마이너스다. 수수료를 안 냈는데 돈은 어디로 샜을까?
지정가는 언제 체결될지를 내가 못 고른다. 상대가 고른다. 가격이 떨어지는 중이면 아래에 걸어둔 내 매수 주문이 제일 먼저 먹힌다. 사고 나면 더 떨어진다. 오를 때는 반대로 내 매도가 먼저 먹히고, 판 다음에 더 오른다.
그러니까 지정가는 나한테 불리한 순간에 잘 체결된다. 수수료 대신 이렇게 조금씩 샌다. 내 봇은 거래량 1만 달러마다 2.7달러 정도 잃었다. 시장가 수수료보다는 싸지만 0은 아니다.
트윗에 안 나오는 것
체결이 보장되지 않는다. 사려고 살짝 아래에 걸었는데 가격이 위로 도망가면 그냥 안 잡힌다. 꼭 사야 하는 순간이면 결국 시장가를 치게 된다.
그리고 살짝 아래에 걸어도 테이커가 될 수 있다. 주문이 들어가는 찰나에 가격이 움직이면 지정가도 호가를 바로 먹어버린다. 내 1,695건 중에 딱 1건이 그랬다. 주문창에 Post-only(ALO) 옵션이 있으면 켜두는 게 좋다. 메이커로 못 들어가면 주문을 아예 취소해주는 옵션이다.
그리고 거래량은 안 쳐줬다
여기서 김이 샜다. 같이 하던 사람들 결과를 보니 포인트 순위 위쪽은 거래량이 아니라 손익이 큰 사람들이었다. 공식 발표가 없어서 확실하진 않은데, 적어도 내 봇처럼 사고팔기만 반복해서 거래량을 찍는 건 점수가 안 됐다.
수수료 0원으로 거래량 찍는 법을 열심히 갈고닦았는데 정작 거래량을 안 쳐준 거다. 봇은 내렸다.
그래서 이 꿀팁은 지금 익절할 때만 쓴다. 팔 가격을 지정가로 미리 걸어두면 오를 때 알아서 팔리고 수수료도 0원이다. 어차피 그 가격에 팔 생각이었으니 손해 볼 것도 없다.
손절은.. 그냥 수수료 낸다. 손절은 무조건 나가야 하는 주문이라 지정가로 걸었다가 안 잡히면 그게 제일 비싸다.
직접 해본 기록이고 투자 권유가 아니다. 선물 거래는 원금 이상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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